짧은 인사 속에 담긴 의미는?
처음, 프랑스에서 약간 어색했던 일은
엘리베이터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이 "Bonjour"하고
인사하는 것이었다.
뭐라고 답례로 인사해야 할지
"안녕" 아니 나도 "봉주흐" 해야 하나???
어정쩡한 몇 초가 휙 지나가고
엘리베이터문이 열리려고 하는 찰나
다급한 마음으로
겨우 Bonjour 하며 입 밖으로 인사를 건넨다.
짧은 순간이지만
십 년? 이 지나가는 듯한 낯선 순간이다.
하루는 살고 있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할머니 한 분이 아주 반갑게 인사한다.
영문을 몰라하는 나에게
불어로 써진 종이 한 장을 건네고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며 간다.
집에 돌아와서
한 글자 한 글자 아는 불어 총 동원해서
해석을 해보니
이웃 간의 친목을 위한 모임을 한다는...
엘리베이터 그 할머니는 우리나라식으로 하면
아파트 반장? or 통장?
언제 적 모임인가!!!
한국에서는 서둘러 지나가느라
마주 서서 인사하기도 빠듯한 시간을 보냈는데
설혹 사각 공간 안에서 찰나를 스쳐도
허공을 보며 멍 때리기 하지 않았던가!!!!!!!!!!!
이곳에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트에서
카페에서
빵집에서
의미 없이 던지는 Bonjour^^
공기같이 떠도는 Bonjour^^
하지만
그 짧은 인사는
무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파고들지도 않는
나와 너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작은 안부였다.
그 짧은 말들 안에는
상대의 존재를 존중하는 태도가 담겨 있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형식적인 인사이지만
서로의 안부를 물어주는
그 순간은 분명 서로의 하루를 챙기는 작은 배려이다.
Bonjour^^
이 한마디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너무 파고들지도 않고, 너무 무심하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에서 건네는 작은 따뜻함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에서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인사하는 습관이 생겼다.
엘리베이터에서
마트에서
빵집에서
카페에서......
안녕^!^ 안녕하세요^^
이 한 마디를 건넬 때,
그 말이 상대의 마음에 어떤 온도로 닿을지 생각하게 된다.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