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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jour^^ dans l'ascenseur

by mon-word14blog 2025. 8. 9.

짧은 인사 속에 담긴 의미는?

처음, 프랑스에서 약간 어색했던 일은
엘리베이터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이 "Bonjour"하고 

인사하는 것이었다.

 

뭐라고 답례로 인사해야 할지

"안녕" 아니 나도 "봉주흐" 해야 하나???

어정쩡한 몇 초가 휙 지나가고

엘리베이터문이 열리려고 하는 찰나

다급한 마음으로 

겨우 Bonjour 하며 입 밖으로 인사를 건넨다.

 

짧은 순간이지만

십 년? 이 지나가는 듯한 낯선 순간이다.

 


하루는 살고 있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할머니 한 분이 아주 반갑게 인사한다.

영문을 몰라하는 나에게

불어로 써진 종이 한 장을 건네고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며 간다. 

집에 돌아와서

한 글자 한 글자 아는 불어 총 동원해서 

해석을 해보니

이웃 간의 친목을 위한 모임을 한다는...

엘리베이터 그 할머니는 우리나라식으로 하면

아파트 반장? or 통장?

 

언제 적 모임인가!!!

한국에서는 서둘러 지나가느라

마주 서서 인사하기도 빠듯한 시간을 보냈는데

설혹 사각 공간 안에서 찰나를 스쳐도

허공을 보며 멍 때리기 하지 않았던가!!!!!!!!!!!


이곳에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트에서

카페에서

빵집에서

의미 없이 던지는 Bonjour^^

공기같이 떠도는 Bonjour^^

하지만 

그 짧은 인사는 

무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파고들지도 않는

나와 너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작은 안부였다.

그 짧은 말들 안에는  
상대의 존재를 존중하는 태도가 담겨 있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형식적인 인사이지만

서로의 안부를 물어주는
그 순간은 분명 서로의 하루를 챙기는 작은 배려이다.

Bonjour^^

이 한마디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너무 파고들지도 않고, 너무 무심하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에서 건네는 작은 따뜻함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에서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인사하는 습관이 생겼다.

엘리베이터에서

마트에서

빵집에서

카페에서......

 

안녕^!^ 안녕하세요^^

이 한 마디를 건넬 때,  
그 말이 상대의 마음에 어떤 온도로 닿을지 생각하게 된다.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