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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그리고 그안의 나

by mon-word14blog 2025. 8. 9.

내가 선택한 프랑스,

그리고 그 안에서의 나

프랑스와 나, 서로를 잘 몰랐기에

처음은 아주 서툴게 모든 것이 지나갔다.

 

 

 

 

늘 마음이 허둥거려지고

헛걸음을 걷기도 하고

멀리 돌아가기도 하고

나만 늦은 것 같아 아웅다웅

마음을 볶아치던

먼저 가버릴 것 같은

알 수 없는 불안에 허덕이던 시간이 있었다.

 

 

천천히 나를 기다리고

저 앞에서 느긋하게 나를 바라봐주고

서두르지 않아도

늦어도 괜찮다고 

너의 걸음으로 오라고 손짓하며 기다리는데

그걸 보지 못하고 

혼자 속을 태운 시간이 있었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조금은 느리게 숨 쉬고,  
조금은 더 깊이 바라보고,  
조금은 다정하게 머무르고 싶은 

그런 순간을 기대했던 그곳에서

안달 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했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영원한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태생적 존재임을

여전히 서툴 수밖에 없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니 

프랑스라는 이름 안에 내가 있었다.

 

그래! 나는 여전히 서툴다!   
언어도 완벽하지 않고, 길을 헤맬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분명하다.

  서두르지 않고 내 속도로 걸을 것
  만나는 이들에게 짧아도 다정한 인사를 건넬 것
  작은 기쁨을 놓치지 않을 것
  누군가의 하루에 온기를 주는 것...
그렇게 프랑스라는 이름 안에 내가 있었다.

 

나는 처음보다 

덜 허덕이고

덜 속을 태우고

덜 어쩔 줄 몰라하지 않고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따뜻하게

프랑스라는 이름 안에 있는 나를 알아간다.

앞으로의 길이 어디로 이어지더라도,  
나는 오늘의 선택을 기억하려 한다.

내가 선택했고 다시 또 선택하게 될 프랑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시 선택하는 나.
그 선택들이 모여,  
내 삶의 방향이 된다.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