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는 누군가에게..., 나는 잘 몰라요. 미안해요ㅠ
프랑스 파리에 있을 때, 파리 안에서는 걸어서 20~30분 거리는 어지간하면 걸어 다녔다.
좁은 인도이지만 돌들로 만들어진 도로와 인도를 볼 때면, 걷고 싶어진다.
걸어가면서 어제 본 오래된 건물이 오늘은 다른 감성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좋았다.
거리를 걸어가면서 매일 바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색깔을 가진 꽃집의 꽃들
작은 동네의 상점 진열대에 진열된 상품들을 보는 것은 하루의 소소한 기쁨이었다.
그날도 걷는 것을 즐기며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누군가 내 등뒤에서 "Excusez-moi"("실례합니다")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설마?' 나를 부르는 소리는 아니겠지, 파리에서 나를 아는 사람은 손가락 안에 드는데...
그런데 그 '설마?'는 곧 현실이 되었다.
그 사람은 나에게 ~~~...~~~ 하면 길을 묻고 있는 듯했다.
순간, 내가 프랑스어를 잘하게 보이나!!!ㅎㅎ
바로 모른다고 말하기는 그렇고, 또 한 번 더 들으면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
"Pardon"하고 되물었다.
그 사람은 다시 ~~~~...~~~라고 물었다. 그제사 나의 지각은 현실로 돌아와서
"Je ne sais pas"(나는 모릅니다)라고 말하고 "désolé"(미안해)라고 말하면서 가던 길을 걸어갔다.
그러자 그 사람은 그 옆에 있던 젊은 청년들에게 가서 물어보았다.
빠르게 웅얼거리면서 하는 발음은 못 알아 들었지만
그래도 나에게 길을 물어보았다는 것은
나를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보았다는 것 아닌가!!!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모른다고 말했지만 프랑스어로 말을 했다는 것에 업되었다.
이 작은 에피소드가 좀 과하게 표현하면 그날 하루 내내 하늘을 나는 느낌을 가지게 했다.
파리에 사는 날들이 길어질수록 프랑스어를 잘하지 못하는 것은
어린아이 같이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는 일상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답답함에서 약간은 벗어나게 하는
경험을 하게 된 그날이었다.
하지만 하늘을 나르게 한 그런 경험은 프랑스어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 있는
나로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좀 더 좀 더 매일 프랑스어를 열심히 해야지 다짐은 하지만,
일상의 루틴이 매일 비슷하게 흘러가서 익숙해지면,
즉, 마트 가는 것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베이커리에 기는 것도,
카페에 가는 것도,... 등 등
이런 작은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편해지면, 프랑스어가 부족하여도
큰 장애가 되지 않을 때가 되면, 관성이 붙은 대로 그냥 그냥 살아가게 된다.
이제, 다시 가게 되는 그날에는
길 위에서 "Je ne sais pas"(나는 모릅니다), "désolé"(미안해)라고 말하지 않고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고 싶다.
그래서 오늘이란 시간을 프랑스어 20일 복습 챌린지에 헌정한다.
6일 차-발음 교정 – 비음, R, 그리고 U 소리의 비밀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가장 많은 좌절을 불러오는 부분은 바로 발음이다. 어느 정도 공부하고 난 후에는 단어와 문장은 눈에 들어오는데 입 밖으로 소리를 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엉'과 '앙'을 구별하여 발음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오늘은 그동안신경을 쓰이게 한 프랑스어 발음을 정리하고, 교정해 가는 과정을 공유하려고 한다.
1. 비음(les voyelles nasales) – un, on, en
프랑스어에서 콧소리로 내는 비음은 한국어에 없는 발음이라 특히 어렵다. 대표적으로 un, on, en이 있다.
- un [œ̃] : 콧소리를 앞쪽에서 내며 입술을 둥글게
- 예: un café (커피 한 잔), un étudiant (학생 한 명)
- on [ɔ̃] : 입을 더 크게 벌리고 목 깊숙이 울림
- 예: un bon vin (좋은 와인), un poisson (물고기)
- en [ɑ̃] : 입을 넓게 열고 코로 울려 퍼지는 소리
- 예: en France (프랑스에서), un enfant (아이)
★세 가지 발음을 구별해서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발음을 해 보면 입모양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난다. 세 가지 소리를 계속 연달아 발음하면서 연습해 본다.
2. 프랑스어 ‘R’ 발음 – 목 뒤에서 울리는 소리
프랑스어의 'R’ 발음 [ʁ]은 한국어나 영어에 없는 소리이다. 목구멍 뒤쪽에서 공기를 긁어내듯 내는 것이 특징이다.
- Paris [paʁi] 파리
- rouge [ʁuʒ] 빨간색
- merci beaucoup [mɛʁsi boku] 감사합니다
★'R’ 발음은 특이하고 역시 어려운 발음이다. 처음에 영어식 ‘R’을 소리를 내서 “파리(Paris)”를 [pari]라고 발음하곤 했다. 프랑스어 ‘R’은 혀가 아니라 목구멍에서 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서 양치할 때 가글 소리 내듯 rrrr 연습을 매일 했다. 어느 순간 파리 사람들처 럼 비슷한 발음을 할 수 있다는 착각 아닌 오해? 속에 있지만 지금도 발음이 여전히 어렵다.
3. ‘U’ 발음 – 한국어에 없는 입술 모양
프랑스어의 ‘U’ [y]는 영어의 [u]와 다르다. 입술은 앞으로 오므리지만, 혀는 [i] 발음처럼 앞쪽에 위치해야 한다.
- tu [ty] 너
- lune [lyn] 달
- musique [myzik] 음악
★처음에 tu를 [뚜]로 발음했는데, 원어민은 [ty]를 기대하고 있어서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ee” 소리를 내면서 입술만 앞으로 오므리는 연습을 했다. 지금은 “뚜”가 아니라
“튀”에 가까운 소리로 발음할 수 있게 되었다.
4. 발음 교정 학습 팁
- 거울 연습
- 입술 모양과 혀 위치를 확인하며 소리 내기.
- 특히 [y] 발음은 거울 없이는 교정이 어렵다.
- 녹음 후 비교
- 원어민 발음을 듣고 그대로 따라 읽은 뒤, 녹음해서 비교해 본다.
- 자신의 목소리를 듣기 부끄러웠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 단어 → 짧은 문장 → 실제 대화 단계별 연습
- 단어만 외우지 말고 문장 속에서 사용해야 오래간다.
- 예: Je suis en France. (나는 프랑스에 있다) → 여기서 비음과 R을 동시에 연습 가능.
- 원어민 흉내 내기
-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억양까지 따라 하기.
- 단순히 단어 발음이 아니라 말하는 리듬을 흉내 내면 발음이 빨리 교정된다.
5. 오늘의 연습 문장
- Un étudiant en France. (프랑스에 있는 학생 한 명)
- Le vin rouge est bon. (그 레드 와인은 맛있다)
- Tu aimes la musique? (너는 음악을 좋아하니?)
위 세 문장에는 비음(un, en, on), R 발음, U 발음이 모두 들어 있어서 발음 교정 연습용으로 딱 좋다.
6. 오늘의 정리
- 비음: un [œ̃], on [ɔ̃], en [ɑ̃] → 코로 울려야 한다.
- R 발음: 혀가 아닌 목구멍 뒤에서 진동.
- U 발음: 입술은 [u], 혀는 [i] 위치 → [y].
- 연습 방법: 거울 + 녹음 + 문장 활용 + 원어민 억양 따라 하기.
Bon courage^^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