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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안에서, 어! 어떻게 하라고!!!

by mon-word14blog 2025. 8. 4.

프랑스에 간지 일주일도 안된 어느 일요일

 

루브르, 오르세가 있는 곳을 향해

파리의 동남쪽 지금은 역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은 곳에서

전철을 탔다.

불어를 할 줄도 

들을 줄도 몰랐던 시절

내 사정을 알 리 없는 전철은 

어느 정도 달리다가

멈추어 서면서

시끄러운 잡음이 섞인 스피커를 통해

무슨 소리를 빠르게 흘리고 지나갔다.

 

 

타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길래

자리가 난 줄 알고 앉았더니

사람들이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며 내린다

왜 쳐다보나

동양 여자 첨 보나

주위를 둘러보니

ㅋㅋㅋㅋㅋ

근데 나만 앉아있고

다들 내리고 있다.

 

 

순간 머리속이 하얗게 변한다.

어찌하라고...

무언가 잘못되었나 보다 하고

일어서니 어떤 사람이 손짓으로 내리라고 한다.

오! 친절

급 당황한 순간이지만

어디나 친절과 배려는 살아있다.

아까 스피커에서 흘리듯 지나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이 말이구나

내려서 다른 전철을 타라고...

 

 

얼른 내려서 사람들을 따라 다른 전철을 갈아탔다.

내리는 역만 알고 탔는데...

늘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들이 존재한다.

프랑스 도착,

첫 일주일만에

앞으로 나의 파리살이는

매일 맞이하는 일상의 다양한 사건들과

공존할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불어를 말하고 들을 둘 몰랐던 그때

새삼 바디랭귀지가 만국 공통어인 것을 배웠다.

다시, 파리살기를 하면

또 이런 순간을 스릴 있게 즐길 수 있을까?

한 번도 경험하지도 상상하지도 않은

다른 일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해도

미래의 일들이 나를 기다리는 그곳에서 살아갈 것이다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