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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 ma maison

by mon-word14blog 2025. 8. 5.

프랑스에서 집 보러 가기 : 나의 생각

프랑스에서 집을 구하는 방식은 한국과는 좀 다르다.

먼저 서류를 집주인에게 보내고

서류가 ok사인이 나면 

방문 날짜와 시간을 미리 예약해서

그날, 그 시간에 가서 집을 보고

마음에 들어도 

집주인의 최종 결정이 나야 집이 결정된다.

 

 

집을 보는 방식이 다른 것이 재미도 있었지만

연고도 없고 정착도 안되어 있는

외국인에게는 까다로운 방식이다.

하지만

집을 구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약속을 잡고

시간 맞춰서 집을 보러 다니던 그때가

지금 생각해도 파리에 살고 있구나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본 집들 중에 기억에 남는 집이 있다.

일방통행인 버스길가에 있는 집이었다.

집 앞에는 동네 꽃집이라고 하기는

제법 사이즈가 있는 꽃집이 있었고

갓난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작은 방에 동그란 창이 나 있었는데

그 창을 통해 에펠탑이 고스란히 보이는 것이었다.

벽에 걸어둔 그림 액자처럼 창크기 안에 에펠 전체가 다 들어가 있었다.

그 순간

그 집에 매료되었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신혼부부에게 그 집이 결정되었다.

 

 

만약 그 집이 되었다면

밤마다 에펠의 반짝이는 불빛을 보며

생존의 파리살이에 조금은 위로를 받으며

포근한 밤을 보냈을 텐데...

그리고 그 위로를 누군가에게 흘려보냈을 텐데

 

그러다 집을 보는 것도 지쳐서

그대로 처음 살던 집에 계속 살게 되었다.

살면서 다시 이사해야지 하고

급하게 구한 집이라 다소 불편했지만

집 구하는 것이 그렇게 까다롭고 에너지가 들 줄은 미처 몰랐던 탓에

불편을 감수하는 쪽으로 결정을 했다. 

 

 

익숙하지 않은, 아는 이 없는 낯선 파리에서

나의 삶을 살고 나를 쉬게 했던 공간을 가져본 것이

참 신기하다.

다시, 나를 받아줄 파리의 공간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지금,

삶과 쉼이 교차할 그곳으로

누군가에게 위로를 흘러 보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을 그리며 

매일매일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다.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